취임사

글로벌 융합형 혁신인재 양성

학교법인 금강대학교 김도용 이사장님, 이문덕 부이사장님, 김도원·김무원·이석용·정월중 이사님, 정장호 사무처장님을 비롯한 재단법인 관계자, 교직원, 동문·재학생·학부모,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금강대학교 제8대 총장 취임식에 참석해주시고 축하해주심에 마음속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구촌을 긴장시키는 글로벌 전염병 사태로 인해 참석은 못하셨으나, 동영상으로 축하의 말씀을 보내주신 대한민국 학술원 이현재 회장님, 대한불교진흥원 이한구 이사장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김인철 회장님, 양승조 충남도지사님, 황명선 논산시장님, 미국 남가주대(USC) 공공정책대학원 잭 낫(Jack Knott) 원장님, 북경대 정부학원 조우지렌(ZHOU Zhiren) 당위서기님, 동경대 공공정책대학원 시로야마 히데아키(Hideaki Shiroyama) 원장님, 서울대 교수 및 제자들을 대표한 엄석진 교수님, 그리고 백승하 졸업생 대표님께도 아울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오늘 금강대학교 제8대 총장에 취임하면서 일명 ‘금강대학교 시무론(時務論)’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여느 성리학자들과는 달리, 비교적 유연한 사고와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현하고자 애쓴 조선의 경세가 율곡 이이 선생은 일찍이 국가개혁을 (창업-수성-경장)이라는 순차적 개념화에 의한 시무론을 펼친 바 있습니다. 인간 사회의 모든 조직이 그러하듯이, 저는 대학 또한 이 시무론을 통해 당면한 시대적 과제의 의미를 새겨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창학과 수성

여러분이 익히 알고 계신 것처럼, 금강대학교는 천태종 중창조이신 상월원각대조사님의 유지에 따라 2002년 계룡산 아래 충절과 예학의 고장 논산시 상월면에 세워졌습니다. 이 숭고한 창업에 이어, 금강대학교는 지난 십수 년에 걸친 수성의 공고화기를 거쳤습니다. 특히, 작년 말 대학기관평가 전 부문 인증을 받은 것은 우리 대학교가 이제 수성의 시기가 마무리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아 무방할 것입니다. 수백 년에 걸쳐 근대 학문을 발전시켜온 서구의 대학들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국내에서도 소위 ‘명문대학’들은 대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긴 숙성기간을 요하는 교육 분야에서 2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이처럼 창업과 수성을 금강대학교가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천태종단과 학교법인, 대학 구성원, 그리고 동문과 학부모님 모두의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의 덕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금강대학교 총장이라는 이 막중한 직무를 수락하고 서약하는 이 엄숙한 자리에서 저는, 이처럼 창업과 수성의 시기를 통해 다져진 내공을 바탕으로, 이제 바야흐로 경장의 대업에 착수하려고 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구체적인 약속의 말씀을 이 자리에서 드리고자 합니다.

경장의 시대

첫째, 무엇보다도 금강대학교의 건학이념에 충실하려고 합니다. “참된 인간성, 전문적 지식, 창조적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자신을 완성하고 국가와 세계의 발전에 공헌하게 함으로써 지혜와 자비가 차별 없이 모두에게 충만한 이상[을] 실현”하는 일입니다. 이와 같은 금강대학교의 건학이념이야말로 종교와 국가와 민족 그리고 학문의 차이를 뛰어넘어 인류가 지향해야 마땅한 지고의 보편적 가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금강대학교가 이처럼 고귀한 이상을 최대한 구현할 수 있도록 총장으로서 제가 지닌 모든 힘과 정성을 다 기울일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둘째, ‘소수정예’를 지향하는 금강대학교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의미의 인재를 키워내도록 힘쓰겠습니다. 불교인문학부와 공공정책학부를 중심으로, 자익만 추구하는 편협한 지식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비와 지혜를 고르게 갖춘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려는 것입니다.

먼저, 불교인문학부는, 참된 인(仁)을 구(救)현하여 이 세상에 펼치겠다는 구인사(救仁寺)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종립대학으로서, 미래 대한불교의 중흥을 이끌어 나갈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요람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부와 불교문화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하버드 대학과 <동양학 총서>를 발간하였고, 약 200여 명의 외국 불교 학자들과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업적을 축적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이 한국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한·중·일을 포함한 아시아와 구미 지역에 이르기까지 학생교류와 공동연구 그리고 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명실공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장해 나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셋째, 공공정책학부의 경우, 졸업생 모두가 행정기관, 공기업, 사회복지기관, 크고 작은 기업에 고르게 진출하는 인재 양성의 산실이 되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수의 공무원을 양성하고 있는 교육기관에서 40년 가까이 교수 생활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공직에 진출한 졸업생의 수가 많고 적음이 아니라, 단 한 명이라도 공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진정한 공익의 구현을 위해 애쓰는 청렴하고도 능력 있는 공직자를 길러냈을 때였습니다. 단지 안정된 일자리이기 때문에 공직 진출을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봉사자’라는 진정한 의미의 공직봉사 동기가 금강대학교 공공정책학부가 지향하는 공공인재상이요 소명임을 강조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하면서, 학생 수 대비로는 가장 많은 수의 공직자를 배출해 온 금강대학교의 전통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넷째, 교양교육의 수준을 최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지하시는 것처럼, 금강대학교는 한국에서는 최초로 세워진,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기숙학교(RC)형 리버럴아츠 학부대학(LAC)입니다. 교양교육이야말로 서구의 리버럴아츠 대학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교육하는 분야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갈, 그리고 선도할 인재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바로 기초교양입니다. 미래학자들의 견해처럼, 21세기는 한층 더 급변하는 사회가 될 것이며, 이러한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맥락지성(Contextual Intelligence)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교양이 튼튼하게 다져져야만 합니다. 이미 오늘날에도 공·사 부문에서 성공한 최고경영자 대부분이 인문학적 기초교양이 탄탄한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금강대학교에서 기초교양 교육을 다진 졸업생들이 직장에서 성공하고, 언젠가는 행정 혹은 법학전문 대학원 등에 진학하여 전문지식을 높일 수 있도록, 문·사·철의 고전은 물론이고, 글로벌시대에 외국어 능력과 AI 시대에 새로운 언어인 정보소통(ict) 능력을 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정규 교과 및 비교과 과정을 한국 최고 수준으로 격상시키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장차 어떤 분야와 조직에 진출하더라도 뛰어난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능력을 배양하겠습니다. 그리고 학생 수 대비로는 가장 많은 졸업생의 해외 진출이라는 전통 또한 이어나가겠습니다.

다섯째, 평생교육 또한 경장의 시대에 금강대학교가 관심을 기울이고 개척해 나갈 분야입니다. 앞에서도 소개한 것처럼, 미래학자들은 급변하는 21세기의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위주’의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평생학습이 교육의 주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평생학습을 통한 유연한 고등교육을 권장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 금강대학교로서는 우선 학부 수준에서 시작하되, 장차 대학원 수준에서의 평생교육과 정책연구로 이어지도록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이 과업은 인접해 있는 지역사회 발전과도 연계하여 추진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겠습니다.

여섯째, 창업과 수성의 시기에 금강대학교가 축적한 모든 지적 토대와 인적·물적·제도적 자산을 경장의 시기에도 존중하고 활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한 유산으로 지켜나가겠습니다. 그러나 21세기 급변하는 시대적 환경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이나, 제도나 관행, 그리고 행태가 있다면, 그래서 그로 인해 만에 하나 경장의 과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이에 대해서는 구성원의 합의를 바탕으로 과감한 개혁을 단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한 금강대학교 구성원 여러분의 허심탄회한 소통과 이해와 협력을 기대합니다.

일곱째, 이러한 경장의 과제들을 현안인 교육부 ‘대학 기본역량 진단’과 연계하면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숭고한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소수정예 학생을 선발하여 수준 높은 교육의 질을 통해 참된 인재를 양성해 온 금강대학교의 교육방식은, 현행 교육부의 양적으로 큰 대학을 기준으로 하는 획일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평가방법에 의해서는 올바르게 헤아려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금강대학교가 발전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넘어서야만 하는 하나의 주어진 구조적 문턱이라고 여기고, 이에 순응하려고 합니다.

경장의 어려움, 그리고 전략

이상과 같은 경장의 시대에 금강대학교가 지향해야 할, 혹은 넘어서야 할 과제들을 소개하면서, 이것이 쉽지 않은 과제들임을 또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의 시무론에서 율곡 선생은 다음과 같이 경장의 어려움을 고백한 바 있습니다.

창업은 “요순탕무와 같은 유덕자가 시대의 요청, 천리와 인심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으로서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에 비해, 수성은 “성군과 현상이 이루어 놓은 바를 지키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이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반면에, 경장은 “나라의 융성기 다음에 오는 자연적인 폐해와 고루한 인습을 개혁하여, 제2의 창업을 하는 것”이다. “창업은 왕조의 교체를 수반하는 것이지만, 경장은 체제 내에서의 개혁이라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다. 따라서 경장은 창업에 못지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율곡전서 5, 성학집요: 334).

“창업에 못지않은 어려움이 따르는” 과업, 즉 경장의 시대를 열어감에 있어, 저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첫째, 금강대학교가 가진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공계나 문화예술계 인프라가 없는, 연륜이 짧은, 작은 규모의 금강대학교가 다른 대학교들을 능가할 수 있는 자산은, 바로 앞에서 말씀드린 참된 인(仁)을 구현하는 구인사의 창건사상,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숭고한 건학이념, 그리고 인재상입니다.

금강대학교 불교인문학부의 경우, 한국불교를 이어갈 불자와 후학을 길러내는 종립대학으로서의 소명이 주어져 있음을 금강인들은 긍지로 여기고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공공정책학부의 경우, 단순 일자리로서의 공직 추구가 아닌, “지혜와 자비가 차별 없이 모두에게 충만한 이상세계의 실현”을 실천하는 진정한 ‘섬김의 공직자’를 양성하려고 하는 소명이 있음을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정부 당국자들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주지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금강대학교가 모든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훈육하는 이유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역발상의 사고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1) 금강대학교가 양적으로 ‘작은 대학’이기 때문에 문제입니까? - 사랑하는 금강인 여러분! 저는 오히려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유연한 개혁이 쉽고, 학생 하나하나를 마치 자녀같이 돌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금강대학교가 ‘교통오지’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까? - 저는 오히려 그 때문에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24시간 내내 지·덕·체를 배양할 수 있는, 최상의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여깁니다. 서구의 기숙형 리버럴아츠 학부대학들이 주로 산속이나 최소한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 금강대학교에 이공계 분야가 없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습니까? - 저는 로봇이 지배하는 인공지능(AI)과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야말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간성 보존을 위해 인문사회과학이 더더욱 필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4) 금강대학교가 지방에 소재해 있기 때문에 발전에 장애가 됩니까? - 존경하는 금강인 여러분! 저는 오히려 한국 최대의 공공부문 단지인 ‘세종’ 및 ‘계룡’과 연계할 수 있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을 우리 금강대학교가 차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일찍이 상월원각대조사님께서 이곳 계룡산 향적봉 아래가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터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시고, 이곳에 금강대학교 설립을 유지로 남기신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짐작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

금강대학교를 사랑하는 금강인 여러분! 이와 같은 경장의 시대를 열어가는 일은 한두 사람의 열정과 노력에 의해서만은 결코 실현되기 힘든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존경하는 내·외빈 여러분! 동영상으로 축하의 말씀을 보내주신 국내외 명망가 여러분! 동료 교수와 직원 여러분! 그리고 우리의 존재 의의인 학생 여러분! 오늘의 저의 취임을 축하해주시는 것에 더하여, 금강대학교가 경장의 시대를 순조롭게 열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아낌없는 성원,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3월 16일
금강대학교 총장
정 용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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